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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6월도 안왔는데 뉴욕은 벌써부터 후덥지근하다ㅠㅠ 진짜 여름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지... 에릭 로메르의 사계절 시리즈 중 하나인 '여름 이야기'가 다시 보고싶어지는 계절이 온 것이다ㅎㅎ

 

에릭 로메르, 사계절 이야기

여름이야기

 

월요일, 17일 7월

유럽인들은 요일, 일, 월, 년도 순으로 쓰고 미국사람들은 요일, 월, 일, 년도 이렇게 쓴다. 우리는 년도, 월, 일, 요일 이렇게 쓰지 않나요? 가끔 헷갈린다 @.@ 영화는 여행일기처럼 그날 그날을 이렇게 알려주는데 남주인공이 음악을 해서 그런건지 음표없는 오선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면 해변가가 배경이어서 바닷물결을 나타낸 걸 수도 있고ㅋ 암튼 저 오트밀색과 군청색의 조화가 좋다. 역시 눈을 호강시켜주는 에릭 로메르...이래서 에릭 로메르 영화를 좋아할 수 밖에!  

 

여주인공 마고는 '해변의 폴린느'에서 폴린느였던 아만다 랑글레. 폴린느일 때 귀여워서 좋아했는데 13년이 흐른 후 다시 에릭 로메르 영화에 출연. 귀여운 얼굴은 거의 그대로고 몸만 좀 자란듯ㅎ

 

뭔가를 드시고 계시는 남자주인공은 멜빌 푸포. 영화 '타임 투 리브'에서 처음 봤는데 여기선 좀 더 어리다.  

 

이제부터 구십년대 프랑스 휴양지 패션을 봅시다ㅋㅋ

 

 

좀 탐이 나는 그녀의 수영복.

이런 흰 운동화 좋다. 그녀의 하체비만 체형을 가려주는 흰색 바지도.

 

 

이렇게 뱃살도 있고 허벅지도 굵은 편인데 종아리가 길고 얇아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비만이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종아리 가는 사람이 부럽다ㅠㅠ  

 

민속학을 공부하는 그녀가 여름방학동안 잠시 크레이프 집에서 알바를 한다. 일할 때의 복장.

 

 

 

 

 

잠옷인줄 알았는데

어쩌면 헐렁한 원피스일지도ㅋㅋ

 

그는 늘 무채색 계열의 옷만 입고 나온다. 아메리칸 어패럴 스타일로ㅎ  

하늘을 닮은 셔츠를 입고 모자를 쓴 그녀는 귀요미ㅎㅎ

 

 

마고를 두고 다른 여자랑 놀러다니는 걸 찔려하는 듯한 표정ㅋㅋ  

둘이 헤어질 때.  

 

그녀의 표정을 보니 좀 아쉬운 것 같기도 한데? 뭐 어쨌거나 둘은 각자의 길을 가고. 마고 외에 두명의 여자가 더 나오는데 그녀들의 패션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패스ㅋ

 

그리고 한번쯤 가보고 싶은 프랑스의 휴양지  

 

 

모네 같은 작가의 그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모습들. 걍 보이는 걸 그렸을테고.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 디나흐?Dinard라는 지역의 해변가이다.

 

남의 방을 구경하는 것 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가스파르가 잠시 묵었던 방 또한 흥미진진ㅋㅋ  

주인장은 배에 관심이 많은 지(저건 범선인가요?) 벽에 관련 포스터도 붙여놓고

장 위에도 배 모형을 올려놓고  

미니카도 수집하시는지 책장에 여려대 올려놓고. 나도 외제차 한대?있는데 GQ에서 미니북 처음 만들었을 때 독자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 있다. 그 중 당첨자에게 주는 상품이 어마어마했는데 나는 특히 YSL천가방을 받고 싶었다. 그렇지만 바램은 바램일 뿐 나는 엽서를 보낸 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왠걸 내가 보낸 엽서가 당첨이 된 것이다!!그래서 BMW Z4 네이비색 모형을 받게 되었다. 처음엔 관심없으니 받고 포장지 뜯지도 말고 중고X라 같은 곳에 올려 팔아야지 했는데 실제로 보자마자 나는 그 생각을 싹 지웠다. 자동차는 가격답게(10만원이 넘는 걸로 알고있다) 핸들, 안전벨트, 바퀴 등이 매우 섬세한 자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당첨운이 좀 있는 편인데 받을 때마다 신기하다.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그는 수학 전공이면서 음악도 하는 음악청년. 그 옆 책상위에 있는 디자인책에서 볼 법한 스탠드가 눈에 띈다. 스탠드를 사야할 때 이런 걸 발견하면 머릿속에서 계속 아른 거릴 것 같음ㅋㅋ

내눈에는 책장에 있는 책 표지, 자동차, 벽지, 전화기, 침대 커버, 이불의 색깔과 각도를 다 고려한 듯 배치한 것 같아보여서 ㅎㄷㄷ

그외 장소들.  

걍 눈에 들어온 간판과 유리팡에 비친 건너편 모습

마고가 일하는 크레이프집

간판이 이쁘네융

범선 또 등장ㅋ 이젠 모형으로. 정갈하게 세팅된 식기들. 진짜 이런 집에 가면 맛보기도 전에 호감도 상승할듯!!

 

에릭 로메르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식사장면들.

 

와인잔이 따로 없었는지 주스잔?에 따라 마셨네ㅋㅋ 토마토옆에 있는 건 루꼴라인 것 같은데 오랜만에 루꼴라 사다가 발사믹뿌려 먹어야겠다ㅎㅎ  

구십년대 프랑스 젋은이들의 모습ㅋ 옛날 영화를 보는 이유중 하나는 그 시절이 궁금해서이다. 뭘 먹고 뭘 마시고 사는지 궁금한 나ㅋㅋ   

빨간줄이 맘에 드는 커피잔. 크레이프를 먹는 듯.

 

세명의 여자와 짧은 만남을 거치고 떠나면서 영화는 끝 - 이렇게 말하면 참 싱겁네 할 수도 있겠는데...

처음부터 휴양지에서의 연애,연애,연애만을 보여주다가 끝나지만 그들이 나누는 대화나 행동, 눈빛 등이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독특한 재미를 느끼게해주고 공감도 된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는 영화를 만들려면 화면이 이정도는 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색을 조화롭게 표현하니 보는 눈도 즐겁다. 미술전공자로서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영화 속 미술, 의상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 영화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에릭 로메르 옹. 그가 만든 수만은 영화들 중 단 몇편 본게 다지만 구할 수 있는 영화들은 다 찾아서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