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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기

기억을 먹은 하루

참나무볼펜 2012. 6. 5. 13:12

우연히 알게 된 후 가끔 만나 맛있는 거 사먹으면서 함께 수다떨던 L언니가 얼마전 아들을 낳았다. 새로 태어난 아기보러 언니보러 언니네 집에 오늘 놀러감.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언니네 집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어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예쁜 꽃다발들을 발견해서 고르는 즐거움도 있었다. 그 중 가장 맘에 드는 걸 집고 언니네 집에 방문했다.  

이것이 그 꽃다발. 언니도 맘에 들어해서 나도 기분 덩달아 좋아짐^^ 언니의 귀여운 아들이 벌써부터 엄마를 생각해주는지 내가 있는 동안 울지도 않고 새근새근 잠을 자고ㅎㅎ

언니네서 나와 어퍼이스트로 향했다. 86th에 있는 반스앤노블에 갈까 하다가 급 배가 고파져서 그 근처 렉싱턴 캔디샵 Lexington Candy Shop에 가보기로 했다. 영화 '내니 다이어리'에서 스칼렛 요한슨과 그녀가 돌보는 아이와 함께 갔던 곳으로 어딘지 궁금했었는데 지나가다 발견하곤 한번 와야지 했었다.

 

그레어의 앉아있는 뒷태가 왤케 귀엽니ㅎㅎ

 

 

꽤나 귀여운 아이였던 그레어. 그레어의 대사 중에 ' 어퍼웨스트지역 방문은 허락되지 않아' 란 게 있는데 왜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간판도 그대로. 역시나 키츠네 아메리카Kitsuné AMERICA의 커버와 티져영상이 떠오른다. 미국적인 걸 잘 찾아서 만든 것 같다.

내부. 죠기 내니 다이어리 포스터가 걸려있고.

 

여기온 손님들은 이 지역 거주민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나처럼 영화때매 알고 온 타지인? 또는 관광객들이었다.

밀크쉐이크를 만드는 기계. 영화속 장면과 똑같다. 주문들어온 밀크쉐이크때문에 기계는 쉐킷쉐킷중.

바에 앉은 내가 주문한 치즈버거. 난 햄버거에 미친걸지도 모른다.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먹으니까. 한국에선 안 그랬는데;;  다른 버거에 길들여져 있어선지 이집의 패티는 그에 비해 많이 얇다. 다른 버거집의 패티에 반정도;; 고기는 익힘정도는 알아서 미디움 웰 정도로 구워주신듯. 패티에 실망했는데(하긴 이 집은 버거 전문점이 아니니...) 의외로 번이 맛있어서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아이들이 있는 단체손님이 주문한 아이스크림과 쉐이크. 내가 보는 앞에서 다 만드셨음ㅎㅎ

예전에 남부에 잠깐 살때 집근처에 유명한 다이너가 있었다. 영화 촬영장소로 나오곤 하던 곳이었는데 우연히 발견을 해서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 때 먹었던 프렌치 토스트와 휩크림은 아직도 나에게 최고의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휩크림을 따로 시켜야했는데 그럴만도 했던 것이 깡통에 든 걸 뿌려주는 게 아니라 핸드메이드였기 때문이다.

영화나 사진에 다이너가 나오면 늘 유심히 보던 나였다. 괜히 그곳에서 마시는 커피는 더 맛있을 것 같고 팬케이크도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워낙 이런 옛날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다이너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 집의 다른 메뉴를 먹으러 또 오고 싶지만 뉴욕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꼭 가보라고는 말 못하겠다.(워낙 좋은곳이 많으니깐) 하지만 '내니 다이어리'를 보고 이 집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던가 아니면 옛날 다이너를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늘 갔다 온 빨래방. 주말엔 피곤해서 가기 싫고 그러다보니 보통 월요일 저녁때 가게 된다. 집안에 세탁기가 있으면 좋으련만. 집 앞에 있는데도 진짜 귀찮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