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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갓메일, 줄리 앤 줄리아를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던 노라 애프론이 며칠전 세상을 떠났다. 이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영화는 줄리 앤 줄리아. 2000년대 삼십대 유부녀 줄리가 살던 지역이 퀸즈인데(영화가 퀸즈로 이사하는 것으로 시작함) 퀸즈임을 잘 나타내주는 Big Allis Stacks이 등장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롱아일랜드 시티Long Island City의 레이븐스우드Ravenswood지역. 맨해튼에서 퀸즈로 건너갈 때 보이는 Big Allis Stacks, 빨간색 전력소 굴뚝은 참으로 인상적인데다 영화에서 나오니 한번쯤 저기로 사진이나 찍으러 가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실제로 가보니

빨간색을 좋아하는 내가 놓칠 수 없는 비주얼ㅋㅋ 게다가 나는 사람보다는 사물을, 건축물 또는 공장, 기계 등의 모습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터라 알록달록한 공장을 보면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다.    

원래부터 피자집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른 지금의 모습. 세탁소는 간판만 다르다.

뉴욕이 배경인만큼 친숙한 공간이 많이 나오는데 딘 앤 델루카라던지 스트랜드 북 스토어를 보면서 아는 장소가 나오니 더 반가웠다. 특히 좋았던 장소는 기차역인데 줄리아가 오랜 팬팔친구를 만나는 그곳은 뉴저지 호보큰 기차역으로 추정된다. 뉴저지 살때 우연히 그 기차역 안으로 들어갔는데 처음 지어졌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느낌이라 시대극에도 어울릴만한 곳이었다. 내부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잔뜩 찍었었는데 필름현상을 안해서 아직 빛을 못보고 있다;;   

영화에 버터가 많이 나와서 나도 한 때 서울에서 궁극의 버터를 찾다가 결국 뉴욕 슈퍼마켓에서 찾은 에쉬레 버터를 맛보고 행복해했던 기억도 있다. 참고로 에쉬레는 딘 앤 델루카보다 페어웨이가 훨씬 싸다. 딘 앤 델루카가 $7이라면 페어웨이는 $4.60정도? 이렇게 많이 차이나는 건 왜 그런건지-_-  

 

 

영화에서 보이는 우디 앨런의 뉴욕, 마틴 스콜세지의 뉴욕도 좋지만 노라 애프론이 그리는 뉴욕은 참으로 달콤했다. 그녀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녀만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련된 취향을 동경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참으로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